[사설] 관광지 경계선 넘었다고 동포에게 총질해댄 북한
11일 금강산 관광 중이던 50대 여성이 새벽에 호텔 부근 해변을 산책하다 북한 경비병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 측 설명은 초병이 통제구역으로 들어온 관광객에게 정지명령을 내렸지만 말을 듣지 않고 돌아서서 달아나는 바람에 실탄사격을 했다는 것이다.
세계 어느 관광지에서 호텔 주변에 출입금지 울타리를 세우고, 그 경계선을 넘었다고 군인이 연약한 여자 관광객에게 총을 쏜다는 말인가.
사건이 발생한 11일에도 금강산엔 남한 관광객이 1300명이나 있었다. 금강산 관광단지 일대를 오가는 사람은 남한 관광객뿐이다. 북한 군인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설사 관광객이 경계지역을 넘어왔다 해도 쫓아가서 붙들어 검문하면 되는 것 아닌가.
50대 여자가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사장을 뛰어 도망가봐야 얼마나 도망가겠는가. 더욱이 이 관광객이 총을 맞은 시간은 해뜨기 20분 전쯤이었다고 한다. 날이 밝아오던 때여서 옷차림으로 여자라는 것을 분간할 수 있을 시간이었다.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북한 측으로부터 통보만 받는 게 아니라 우리 관계자들이 현장에 가서 직접 조사해야 한다. 숨진 관광객이 정말 금지구역으로 들어간 것인지, 금지구역에 들어갔다면 북측 울타리가 얼마나 허술했기에 그런 것인지, 정말 도망치다 총을 맞았는지 아니면 서있는 상태에서 무차별 표적 사격을 당했는지 확실히 밝혀내야 한다.
이 관광객이 총을 맞은 것은 새벽 5시쯤인데 북측은 오전 9시20분에야 현대아산에 통보했다. 북측은 4시간20분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 총 맞은 관광객이 그 시간 동안 응급조치는 받은 것인가. 이 중대한 사건을 현대아산에만 알려주고 우리 정부엔 일러줄 생각도 하지 않은 것도 말이 안 된다.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1998년부터 지금까지 194만 명이 금강산을 찾았다. 올 상반기만도 19만 명이다. 개성 관광객도 한 달에 1만 명씩 된다. 그러나 이 많은 관광객이 관광객 대접을 제대로 받고 있다고 할 수가 없다. 감시를 받으며 숙소·온천·공연장·해수욕장·등산로 등 정해진 몇 곳만 둘러볼 뿐이다. 북측이 마음대로 정한 '버스 창 밖으로 손 흔들지 말라' '사진 찍지 말라' 같은 규정을 어기면 벌금까지 내야 한다.
북한 체제를 화제로 삼았다고 해서 억류돼 공안당국 조사를 받는 경우까지 있었다. 작년엔 금강산에서 철제다리를 지탱하는 와이어가 풀리면서 관광객 24명이 추락해 다쳤다. 부상자들은 7시간이나 지나서야 속초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도대체 이런 걸 관광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인가. 급기야 여자 관광객이 총질까지 당하는 사태가 터진 것이다.
정부는 즉각 북한으로부터 사죄를 받아내야 한다. 북한 당국이 사건 관련자에게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묻도록 해야 하고 피해자 가족에겐 납득할 만한 보상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확고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제 국민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정부는 하찮은 정부다. (출처 : 조선일보 2008-07-11 23:09 재편집)
◈ 북한은 즉각 사과하고 남북공동으로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라
50대 여성 관광객이 금강산에서 새벽에 해수욕장 주변을 혼자 산책하다가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신을 인계받은 우리 측 병원은 숨진 박씨가 우측 등 쪽에서 가슴 부위 관통상과 좌측 엉덩이 부분 관통상을 입은 것으로 보아 "등 뒤 쪽에서 총격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리는 이같은 참사발생에 놀라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비록 박씨가 군 경계지역에 진입했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통제된 관광지에서 여성 관광객의 가슴부위에 직접 총격을 가할 수 있는지, 그 야만적인 대응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늘 ‘같은 동포’에게 ‘우리끼리’를 강조해 왔다.
입으로는 동포와 우리끼리를 외치면서 이처럼 무모하고도 야만적인 행위를 한 북한에게 재발방지를 요구함과 동시에 동포의 목숨을 앗아간 행위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를 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정확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남과 북이 공동으로 진상조사단을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
2008. 7. 1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