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危險은 유럽소. 美國소 問題 삼는 건 다른 意圖 있다”▲


● 중앙일보 전진배= 윤대원 한림대 이사장, 헬싱키서 입 열다








김용선 교수 일행이 묵고 있는 핀란드 헬싱키의 토르니(TORNI)
호텔을 찾아낸 시각은 6일 오후 4시50분쯤(현지시간)이었다.
헬싱키 시내 10여 개 호텔을 뒤지고 난 뒤였다. 김 교수 일행이
주핀란드 한국대사관에 “숙소를 비밀로 해 달라”고 신신당부한
탓에 숙소를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간신히 호텔을 찾아낸
뒤 외부인 출입이 금지된 호텔을 어렵게 들어가 3층 김 교수 방
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김 교수가 없어 방 앞에서 기다려야 했다.


1시간30분쯤 지나자 한국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다가가 신분을 밝히자 일행(4명)의 얼굴이 일순 굳어졌다. 김
교수는 상기된 얼굴로 “아무 할 말이 없다”며 손사래를 치면서
방에 들어가려 했다. 그래도 “한국이 교수님 논문으로 난리가
났다. 몇 마디만 부탁한다”고 말하자 일행에게선 흥분한 기색이
역력해졌다. 10분 정도 설득과 거부의 말이 오간 후 그들은 그냥
방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다시 방문 앞에서 20여 분을 기다렸다.
그러자 윤대원 한림대 이사장이 방에서 나오더니 “얘기 좀 하자”
며 말을 꺼냈다
.


◆ 그는 “목숨을 걸고 연구하는 저런 학자를 이렇게 궁지에 몰면
어떡하느냐. 저 사람은 아무 얘기도 할 수가 없다. 나하고 얘기
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자들을 열심히 연구하게 놔둬야지 정치적인 이해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서야 되겠느냐”고 재차 강조했다. “언론이
이렇게 만든 것 아니냐”는 지적도 했다. 김 교수 일행이 기자를
보고 흥분하면서 극도의 경계심을 보인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15분 정도 윤 이사장과 이야기한 후 그들은 저녁 식사를 한다며
나갔다. 호텔 로비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리다 오후 9시30분쯤 다시
만났다. 김 교수는 여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했다. 윤 이
사장에게 “좀 더 구체적인 얘기를 듣고 싶다”고 청했다. 다른
교수들이 만류했지만 윤 이사장은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응했다.
그리고 호텔 커피숍에서 1시간가량 다시 인터뷰를 했다.


윤 이사장은 “김 교수가 거의 노이로제 증상을 보이고 있다”며
“처음 호텔 로비에서 만나 소동이 벌어진 것도 우리 모두가 너무
놀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사람은 말할 입장이 못
되니 내가 대신 인터뷰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달라. 김 교수 옆에
있는 친구가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사진은 원활한 인터뷰 진행을 위해 촬영하지 않았다.


☆“미국 음식검사 우리보다 훨씬 엄격한데
그걸 우리가 먹으면 죽는다니 말이 되나
일부 정치세력 정권 흔들려는 의도 있어
여기에 언론의 자의적 해석은 더 큰 위험”


윤대원 이사장 문답


◆-최근 광우병 사태를 어떻게 보나.


“김용선 교수의 논문을 미디어가 부풀려 보도했고 이를 정치권에서
악용하고 있다. 지금 사태의 핵심은 논문의 팩트가 아니라 정치적
악용이다. 마녀사냥 식 최근 상황이 심히 걱정스럽다. 김 교수는 이
일 때문에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
틈에 끼여 얼마나 난처하겠느냐.” ( 그에게 ‘김 교수도 같은 생각
이냐’고 묻자 윤 이사장은 ‘이 정도 말했으면 알아서 판단할 일이
아니냐’며 같은 생각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정치적인 악용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인가.


“일부 정치 세력이 이걸 이용해서 흔들겠다는 것 아니겠느냐. 김
교수는 감염 위험을 알면서도 목숨 걸고 열심히 연구하는 사람이다.
그런 순수한 학자의 연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야 되겠느냐. 국가를
생각해서라도 지금 같은 정치적 악용은 그만둬야 한다.”


◆-이 사태를 직접 해결할 사람은 김 교수밖에 없지 않으냐.


“김 교수는 노이로제 증상까지 보인다. 논문에서 언급한 광우병의
위험성을 왜 알리지 않느냐며 사람들이 집에 찾아와 분뇨까지 뿌렸다
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 교수가 더 말을 하면 이제 한국에서 살
수 없다. (자신의 논문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
은 김 교수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나서지 말라고
했다. 정치적으로 더 큰 희생양이 될 수 있어서다.”


◆-논문의 핵심은 한국인이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부분인데.


“그 논문은 나도 의사지만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매우 전문적인
내용이며 세계적으로도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 않았다. 언론이 자의적
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


◆-김 교수가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나서지 않는 것은 책임 회피일 수도
있다. 어떤 쪽으로든 해석을 내려 줘야 하지 않느냐.


“어려운 문제다. 어떻게 얘기하든 논란만 커질 것 같다. 외국 학자들
이 해석해 줄 수 있지 않을까도 싶다.”


◆-논란이 일고 있는 미국 소의 안전성 여부에 대한 생각은.


“미국은 우리보다 음식물 안전 검사가 훨씬 더 철저한 나라다. 그런
나라에서 먹는 음식이다. 실제 발병한 소도 세 마리이며, 모두 미국
밖에서 감염이 이뤄졌다. 미국 소보다는 유럽 소가 진짜 문제다. 그런
데도 미국 소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겠나.


◆-김 교수는 직접 미국에서 연구했는데 미국 소의 안전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한마디만 하겠다. 김 교수는 뉴욕에서 광우병을 연구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잘 먹는다. 그 사람 고기 좋아하는 사람이다.
요즘도 미국에 출장 가면 쇠고기 스테이크를 잘 먹는다. 이만하면 알
수 있는 것 아니냐. 미국 쇠고기 먹는다고 모두 광우병 걸린다는 게
말이 되는 얘기인가.”


윤 이사장은 “김 교수는 8월에 의대 학장을 그만두고 다시 연구를
시작한다. 몇 년 후에 다시 논문을 내면 그게 또 다른 대답이 되지
않겠느냐”며 말을 맺었다.



헬싱키(핀란드)=전진배 특파원


◇윤대원 이사장=1969년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이 대학에서 외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림대 의료원장 등을 역임했다. 한림대 설립자
인 부친 고 윤덕선 박사의 뒤를 이어 89년 한림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김용선 교수=광우병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 가운데 한 명이다.
78년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에 유학했다. 뉴욕
스테이튼아일랜드 뇌질환연구소에서 광우병 연구팀에 합류해 크로이츠
펠트-야코프병(CJD) 관련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89년부터 한림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95년 한림과학원 소속의 일송생명과학연구소를
만들어 소장을 맡고 있다.


◇김용선 교수 논문=2004년 5월 유전자 관련 해외 학술지인 ‘저널
오브 휴먼 제네틱스’에 실린 것으로 ‘한국인 프리온 단백질 유전자
의 다형성질(Polymorphisms of the prion protein gene in a Korean
population)’이 제목이다. 건강한 한국인 529명의 ‘프리온’ 유전자
를 분석했다. 프리온은 광우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이다. 그 결과 한국인
의 94.3%가 MM(메티오닌-메티오닌)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다. 미국이나 영국은 인구의 약 40%가 MM 유전자를 갖고 있다. 지금까
지 확인된 인간 광우병 환자는 모두 MM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 한 방송
사는 이 논문을 근거로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주장해
광우병 논란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전진배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allonsy/


Posted by 김만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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