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최대의 쇼> (1952)
감독: 세실 B. 데밀 / 출연: 베티 휴튼, 코넬 와일드, 찰톤 헤스톤
인생은 서커스다. 제2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지상최대의 쇼>는 서커스단의 애환을 스크린에 담아낸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주목 받기 시작한 찰턴 헤스턴은 서커스 단장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다. 미국에서만 제작비의 9배에 달하는 흥행수익을 거둔 <지상최대의 쇼>는 서커스장을 무대로 인간사의 희비극을 담아냈다.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이 영화는 스피디한 전개가 주는 긴장감과 흥미는 결코 최근 영화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십계> (1956)
감독: 세실 B. 데밀 / 출연: 찰턴 헤스톤, 율 브린너, 앤 박스터
<클레오파트라> <삼손과 데릴라> <지상 최대의 쇼> 등을 연출한 세실 B.드밀 감독의 마지막 장편영화 <십계>는 성경의 출애굽기를 영화화한 종교 영화다. 이스라엘의 민족 지도자이자 종교적 위인 모세가 자신의 민족을 이끌고 신이 약속한 가나안으로 가는 도중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에서 모세 역을 연기한 찰턴 헤스턴은 개봉 이후 거의 신격화된 위치에까지 올랐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종교에 따라 작품에 대한 평가가 갈릴 수 있지만 대규모 서사극 영화가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이 영화의 오락적인 측면만큼은 무시할 수 없다. 마치 그들의 여정에 동참을 하고 싶은듯한 연출은 성공적이어서, 4시간에 가까운 상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을 주지 않는다.
<벤허> (1959)
감독: 윌리엄 와일러 / 출연: 찰턴 헤스톤, 잭 호킨스, 하야 하라릿
남북전쟁 당시의 장군 루 윌리스가 쓴 19세기 소설을 바탕으로 윌리엄 와일러가 만든 <벤허>는 고대 로마시대 한 유대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그리스도의 용서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로마인 총독을 암살하려 했다는 모함을 받아 하루 아침에 인생이 송두리째 파괴된 벤허(찰턴 헤스턴)는 오로지 복수의 일념으로 살아간다. 아내와 누이는 납치되고, 자신은 노예로 살아갈 운명에 처하자 그는 자신을 배신한 친구 메살라(스티븐 보이드)를 찾아 죽이겠다고 결심한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차경주 장면을 준비하는 데만 100만 달러가 들어간 이 영화는 엑스트라만 5만 명에 달했다. 아카데미 12개 부문에 오른 기록은 40년 후 역시 12개 부문의 후보가 된 <타이타닉> 이전까지는 유일한 기록이었다. 회사의 전부를 걸고 모든 것을 올인한 영화사 MGM의 야심과 57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전두지휘한 윌리엄 와일러의 열정, 그리고 찰턴 헤스턴의 열연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지금과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엘시드> (1961)
감독: 안소니 만 / 출연: 찰턴 헤스톤, 소피아 로렌
<엘 시드>는 에스파니아의 명장이며 지금도 스페인에서는 국민적인 영웅으로 사랑 받고 있는 로드리고 디아즈(찰턴 헤스톤)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찰턴 헤스턴과 소피아 로렌이 각각 스페인의 전설적인 영웅과 그를 사랑하는 여인으로 등장한다. 스페인이 기독교인과 무어족으로 양분됐을 시기, 청년 기사 로드리고는 전투에서 사로잡은 이교도인 무어족 사라고사의 왕 알무타민을 같은 스페인 국민이라는 이유로 석방시켜주고, '엘 시드'라는 영웅 칭호를 얻는다. 하지만 결국 로드리고는 이 일 때문에 반역죄로 몰리게 되고 명예회복을 위해 약혼녀인 히메나의 아버지이자 반대파의 수장인 고메즈와 결투를 벌이고, 결국 죽이고 만다.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카스티야 왕국에서 추방당한 로드리고가 자기를 따르는 몇몇 친구들과 아랍왕자 알무타민의 도움을 받아 그들의 잃었던 영토를 되찾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시대극인 만큼 화려한 의상과 대규모 엑스트라를 동원한 전투 장면들이 볼 만하다. 사람들을 강압적으로 통치하는 게 아니라 넓은 포용력을 갖고 그들을 수용하는 엘시드 역의 생명력을 불어넣은 찰턴 헤스턴의 연기도 일품이다.
<혹성탈출> (1968)
감독: 프랭크린 J. 샤프너 / 출연: 찰턴 헤스톤, 로디 맥도웰, 킴 헌터
피에르 불의 소설 ‘원숭이 행성’을 스크린에 옮긴 <혹성탈출>은 개봉한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흔들림 없는 SF영화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처음 이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하게 이를 데 없었다. 관객들이 유인원 의상을 입고 나오는 배우들을 보고 두려워하기 보다는 웃음을 터뜨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런 주변의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제작진은 특수분장에 많은 제작비를 투입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영화는 테일러(찰턴 헤스턴)와 그의 동료 우주비행사가 어느 한 행성에 불시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곳에서 두 사람은 끔찍한 유인원들을 만나게 된다. 유인원이 지배하는 그 행성에서 그들은 다른 인간들과 달리 말을 할 줄 안다는 이유로 격리 수용된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보며 울분과 분노가 뒤섞인 감정의 끝을 보여준 찰턴 헤스턴의 명연기는 지금 보아도 섬뜩하다.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가 무엇인지 알고 있던 그의 연기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다. 이후 4편의 후속편이 나왔으며 팀 버튼이 2001년 리메이크하기도 했지만 오리지널의 명성을 뛰어넘는 작품은 나오지 않았다.
<북경의 55일>(1963)
감독: 니콜라스 레이 / 출연: 찰턴 헤스톤, 에바 가드너, 데이빗 니븐
줄거리: 1900년 여름 북경, 열강들의 자리 다툼이 한창인 가운데 가뭄으로 인한 민심은 더욱 흉흉해 진다. 북경에 도착한 미 해병대의 루이스 소령(찰턴 헤스톤)은 호텔에서 묘한 매력을 풍기는 나탈리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주위의 시선이 따가움을 느낀다. 러시아 사령관이 부인이었던 그녀는 중국 장교와 염문을 뿌려 남편을 자살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편, 열강 12개국 대표자들은 연합군의 400면뿐인 것을 우려, 떠날 것을 결정하지만 영국 대표는 시드니 장군이 도착할 때까지 북경에 남을 것을 고집하고, 결국 이들은 북경 사수를 결정한다.
제작 당시 1,5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할리우드 대작. <십계> <엘 시드> <벤허> 등 당시 역사극에는 빠짐없이 등장했던 찰턴 헤스톤과 세기의 여배우 에바 가드너, 데이빗 니븐이 출연했다.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작품인 만큼 ‘의화단 운동’을 서양인의 시각에서 편파적으로 그리고 있지만, 막대한 물량과 인원을 동원해 제작한 대규모 세트, 실감 나는 전투 장면 등 볼거리 만큼은 화려한 오락 영화다. 한편, 냉전 체제로 인하여 이 영화의 배경인 북경이 아닌 스페인 마드리드 근교에 세트를 짓고 영화를 촬영했다. 유럽 전역에 체류하는 중국인들이 몇 개월간 영화 제작에 고용되었으며, 이 때문에 스페인의 중국식당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는 일화가 있다.
<오메가 맨>(1971)
감독: 보리스 세걸 / 출연: 찰턴 헤스톤, 안소니 저브, 로자린드 캐쉬
줄거리: 중국과 러시아의 생화학전으로 모든 인류가 파멸한 지구. 군의관 로버트 네빌(찰턴 헤스톤)은 자신의 몸에 백신을 주사하여 홀로 살아남는다. 밤이 되면 활동하는 변종집단 패밀리와 전쟁을 벌이던 네빌은 어느 날 돌연변이가 되지 않은 흑인 여성과 만나게 된다. 그녀에 의해 인도된 네빌은 감염되지 않은 어린이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백신을 만든다.
<지상 최후의 남자>에 이어 리차드 매디슨의 원작 <나는 전설이다>를 두 번째로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2007년 윌 스미스 주연으로 다시 리메이크 되면서 1971년작 <오메가맨>도 다시 한번 조명을 받았다. 찰턴 헤스톤이 연기한 ‘로버트 네빌’은 원작의 캐릭터 보다 훨씬 냉정하고 잔인한 인물로 그려졌으며, 그의 피가 혈청이 되어 인류를 구원한다는 설정과 유명한 라스트 씬이 성자 혹은 예수를 떠올리게 한다. SF의 전설로 꼽히는 원작과 리메이크작들과 비교하자면 높은 성적을 줄 수 없는 작품이지만, SF영화에서도 성자의 이미지를 구현한 찰턴 헤스톤의 캐릭터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대지진>(1974)
감독 : 마크 로브슨 / 출연 : 찰턴 헤스톤, 에바 가드너 , 조지 케네디
줄거리: 건축가 스튜어트(찰턴 헤스톤)는 아내 레미(에바 가드너)와의 불화가 계속되자 회사 동료이자 미망인인 데니스(제느비브 뷔졸드)와 사귀기 시작한다. 한편, 경찰관 루 슬레이드(죠지 케네디)는 다른 관할 구역의 동료 경찰관을 폭행한 사건으로 인해 정직처분을 받게 된다. 이런 와중에 엄청난 강도를 지닌 대지진이 캘리포니아를 강타하고, LA는 대혼란에 빠져든다. 지진으로 인해 건물이 무너지면서 지하에 사람들이 갇히게 되자 스튜어트와 슬레이드는 구조작업을 벌이지만, 가장 염려하던 댐이 무너지면서 거대한 물살이 LA를 덮친다.
<타워링> <포세이돈 어드벤쳐> <에어포트> 등과 함께 70년대 대표 재난 영화로 꼽히는 작품. 찰턴 헤스톤, 에바 가드너, 죠지 케네디, 제느비브 비졸드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10여분 간에 걸친 대지진 장면은 30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스케일이나 특수효과 면에서 관객을 압도할 정도. 이 영화에서 찰턴 헤스톤은 아내와 애인 사이에서 갈등하고, 장인이 사장과도 관계가 좋지 않은 건축가 역으로 출연했다.
<미드웨이>(1976)
감독: 잭 스마이트 / 출연: 찰턴 헤스톤, 헨리 폰다
줄거리: 일본의 진주만 공격이 있은 지 6개월 후인 1942년 6월. 미드웨이 대 해전이 발발한다. 일본 해군의 미드웨이 침공작전을 알아낸 미해군은 전격적인 대비를 펼치지만, 목숨을 바치며 항공모함에 달려드는 일본 해군비행단의 공격 앞에 미군은 큰 피해를 입고 만다.
2차대전 당시, 진주만 공격 이후 벌어진 태평양 전쟁의 전환점이 되었던 미드웨이 해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영화. 이 영화에 사용된 장면들은 실제 전쟁 필름을 포함하여, 실제의 전쟁스토리를 근거로 전투장면을 재현했다. 결과적으로 애국심을 고취하려는 홍보영화처럼 되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흥행에는 성공했다. 찰턴 헤스톤은 <미드웨이> 이후 두드러진 흥행작을 내지 못하고, 범작들에 출연한다.
<볼링 포 콜럼바인>(2002)
감독: 마이클 무어 / 출연: 마이클 무어, 찰턴 헤스톤, 마릴린 맨슨
찰턴 헤스톤은 2000년대 들어서까지 <트루 라이즈>(1994), <매드니스>(1995), <타운 앤 컨트리>(2001), <캣츠 앤 독스>(2001), <볼링 포 콜럼바인>(2002) 등에 출연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그러나, 2002년은 배우로서나 개인으로서나 찰턴 헤스톤에게 불명예스런 해였다. 영화 <캣츠 앤 독스>, <혹성탈출>, <타운 앤 컨트리> 등으로 2002년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남우 조연상을 수상한 찰턴 헤스톤은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볼링 포 콜럼바인>에서 총기사건이 일어난 콜럼바인에 와서 총기애호가 집회를 연 미국 총기협회 회장으로 나와 비난을 산다. 영화에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일어난 지 채 10일도 되지 않아 대규모 총기애호가 대회를 개최한 찰턴 헤스톤은 “딱 다섯 마디만 하겠소. 내 총은 죽어도 못 줘! 우린 미국 어디든 다닐 자유가 있다!”고 외친다. 또, 집으로 찾아온 마이클 무어가 집요하게 총기사고와 관련해 집요하게 질문을 하자 자리를 떠버리고 마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만다. 그러나, 같은 해인 2002년 9월 찰턴 헤스톤은 알츠하이머 병에 걸렸다고 밝히고 전미 총기협회장에서 물러난다. 찰턴 헤스톤은 명배우였지만 정치적 성향 탓에 조롱의 대상이 된 <볼링 포 콜럼바인>을 유작으로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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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된 남자 찰턴 헤스턴의 주요 출연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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